단편/시

제1회 시 공모전 최우수작: [珠煇]Lo - 광인이 부른 애가(哀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7. 23:40


난 노래하리
나는 노래하리

세상에서 버림받던 들꽃을 노래하리
홀로히 자리잡아 죽을 고비 넘겨오며
한방울 이슬비에 눈물 짓던 들꽃을…

아무런 말없이 고난역경 넘겨가며
외로히 홀로앉아 처지를 한탄하리
탄식의 잔 쓸 뿐이오
절망의 샘 터저나와 남은건 망각이라

짓밟혔던 고통을 거짓된 용기로
찢겨나간 아픔을 순박한 미소로
끝없이 쏟아내린 경멸과 조롱은
말없이 참아내던 가식의 겸손으로
힘없이 떨어지던 처량한 꽃잎은
한없이 터져버린 저주의 피눈물로…

흘러가는 세월이 알려주듯
스산한 달이 기울 때 마다
명(命)은 화(禍)요, 화는 멸(滅)이니
생(生)은 사(死)요, 사는 활(活)이라

세상은 변덕과 같아
연이은 화(禍)는 연민을 부르고
경멸과 조롱은 동정을 낳으니

거짓된 용기는 맹렬한 독이되고
순박한 미소는 요염한 미가되고
가식의 겸손은 오만한 덕이되고
저주의 눈물은 폭풍의 비가되리라…

일평생 받아온 부끄러움과 아픔 털고
허상의 주인공되어 모든 것을 앗아간체
한 많던 인생, 널리 알리기 위해
홀시되어 하늘 높이 날아 가네…

난 노래하리
나는 노래하리

불투명한 미래속에 심어놓은 도원경을
칠흑같은 어둠속에 묻어두던 붉은색을
끝이없는 혼돈속에 흘러내린 두려움을
저주받은 과거속에 터져버린 아도레를

가식적인 순결속에 피어나던 작은허상
황혼보다 붉은 향기 도취되어
허상 속에 존재하리…

신이 허락하신듯, 현실이 허상이리
텅빈 집안 홀로서서 실소를 머금으며
한 손엔 와인 한잔, 다른 한손은
화사한 홍해의 원천이 되리.

기도하던 얇은 입술 타오르는 불새되어
허공위에 날개짓 하늘높이 날아올라
눈부시던 호수위 감미로운 연분홍색
조그만한 연꽃위에 사뿐히 올라앉네

차가운 달빛아 호수를 차게마라
차가운 호수야 연꽃을 차게마라
차가운 연꽃아 불새를 차게마라
차가운 불새야 호수와 동화되리

행복이든 불행이든 기쁨이나 슬픔이나
아무것도 남지않은 황혼에서 터져나온
조그만한 작은보석

한없이 흘러내려 연꽃을 적시우리
끝없이 흘러내려 불새를 적시우리
힘없이 흘러내려 허상을 적시우리

떨어지는 보석들이 달빛을 받아내리
떨어지는 보석들이 쌓이고 또 쌓이리
호수 아래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호수 위에 붉은빛의 사파이어

꺼져가는 작은 불새 보석에 눈물겨워
슬피 우네
서글피 우네

난 말하리
나는 말하리

떠나가는 진실을
흘러가는 허상을
떠오르는 거짓을
시들어간 들꽃을
꺼저가는 불새를

난 노래하리
나는 노래하리…

난 노래하리
나는 노래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