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이야기
極劍
아니, 그 순간 단 한 명은 그러지 않았다. 철우는 화염방사기를 들어 맨 오른쪽에 있는 외계인을 겨누었고
── 쉭?!
방아쇠를 당겼다. 그 행동에 연쇄하여 화염방사기의 호스로부터 사출되는 화합 연료는 점화 토치에 의해 발화하여 외계인에게 끼얹어졌고‥‥.
──── 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의 흉성에 가까운 괴기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외계인은 머리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바닥을 뒹굴었다. 그 순간 철우는 허리에 손을 가져가며 몸을 뒤로 젖혔다.
슉 ── !
바람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촉수가 그의 헬멧을 스친다. 무거운 배낭과 연료통 덕분에 꽤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 철우는 허리춤에 가져갔던 손을 위로 들려올렸고,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탕 ─── !
총성과 함께 약간 묵직해 보이는 탄환이 외계인들 사이로 날아갔다. 그러나 뒤로 넘어가면서 급하게 쏜 것이기 때문에 외계인들의 발치에 떨어지는 듯 했다. 그것을 알아챈 외계인들은 이빨을 드러내면서 다시 촉수를 날리려 했다.
─── 펑!
‥‥그 탄으로부터 갑자기 터져나온 가스만 아니었다면.
─쉭!
─기아아아아!
마치 바람 소리가 새는 듯한 괴성과 비명소리로 들리는 기음이 들린다. 연막 안은 보이지 않지만 철우는 그들이 겪을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철우는 여유롭게 그 쪽으로 걸어가면서 다시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 핏!
먼저 구멍을 뚫은 것은 불이 붙은 외계인의 머리였다. 타는 냄새를 풍기며 고통스럽게 데굴거리던 외계인은 8개의 촉수를 축 늘어뜨렸다.
- 핏! 핏!
다른 외계인들도 마저 처치한 철우는 소음권총을 들어 여자 외계인이 있던 쪽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더불어 현승진 까지도.
"‥‥젠장."
그 여자는 설마 그 가스 안에서 움직였단 말인가? 대체 어떻게 되먹은 외계인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머리를 박박 긁어대듯이 헬멧 표면을 문지른 철우는 다시 단말기를 꺼내 지도를 비추어보았다.
그리고 단말기 오른쪽에 떠오른 메세지를 본 뒤 그는 또 다시 흡연을 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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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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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정찰 IV = 수도 정찰 V
당신은 상당히 수상해 보이는 생존자와 동시에 '대 외계인용 신경 가스'에도 움직일 수 있는 외계인을 발견했습니다. 이 사실은 앞으로 있을 '아마겟돈'에 상당히 중요한 정보가 될 듯 하지만 불행히도 이 외계인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지 못하며 또한 생존자를 데리고 어떤 실험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에 당신은 그 외계인을 추적하여 정보를 취득하여 상부에 보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클리어 조건 : 생존자 '현승진'의 생존
《난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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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 한 마디밖에 나오지 않았다. 철우는 정말 허공에 대고 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가 지금 수행하고 있는 이 '수도 정찰' 퀘스트는 한달 전, 대전에 있는 육군 사령관 '유진영'이 용병이었던 그들 일행들에게 내어준 퀘스트였다.
처음 퀘스트는 간단했다. 전 수도 서울까지 접근해서 그 곳에 주둔해 있는 외계인 병력과 그들의 무기 수준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오도록 하는 퀘스트였다. 물론, 그 자체도 쉬운건 아니었지만‥‥이것은 그 뒤에 나온 퀘스트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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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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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정찰 I = 수도 정찰 II
당신은 63 빌딩에 여러 생존자들이 갇힌 채 외계인들에게 '사육'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에 당신은 외계인들의 손아귀에서 그들을 벗어나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클리어 조건 : 생존자 피해 10명 이하 및 전원 탈출
《난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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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문제였다. 물론 이렇게 갱신되었을 당시에는 오히려 사명감만 불타올랐고, 그 결과 그들의 동료 2명이 부상입어 강제 귀환 당했으나 결론적으로 생존자들을 거의 탈출시키는데 성공했다. 그걸로 끝인줄 알았다. 하지만 퀘스트를 마치고 귀환할 때 쯤에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것이 실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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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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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정찰 II = 수도 정찰 III
당신은 지하철에서 외계인들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본래 외계인들은 선천적으로 야맹증을 가지고 있어 어둠 속을 다니지 못한다는 정보가 잘못 되었을지 모른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에 당신은 이 자취를 추적하여 과연 외계인들의 야맹증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클리어 조건 : 무조건 생존! 생존이 우선입니다.
《난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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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가 치를 떨게된 최고 난이도의 미션으로 갱신되어 버린거였다. 일단 이렇게 퀘스트가 갱신된 뒤 철우는 다른 동료들과 이 미션을 도맡을 한명을 뽑을 제비뽑기를 하였고 거기에 결정되어 버렸다.
"말도 안 돼! 나 혼자 어떻게 여기를 돌아다녀?!"
"미안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어. 우린 지금 3명 밖에 없다고. 이 많은 인원을 무사하게 전원 서울에서 탈출시키려면 솔직히 아까 부상입고 귀환당한 2명이 와도 모잘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3대 1. 거기다가 공정한 제비뽑기에서 진 그였기에 결국 투덜거리면서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고‥‥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계인들이 야맹증이라는건 거짓 정보였다.
그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거의 보름 가까이 되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피(?)를 들인 철우는 마침내 퀘스트가 IV로 갱신되자 단말기를 부숴버리고 서울을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그 IV마저 완료하려던 타이밍에‥‥!
"젠장! 이제 퀘스트고 뭐고! 동료고 나발이고! 시발! 안해! 안한다고!"
애꿎은 외계인의 시체만 걷어차면서 바락바락 소리치던 철우는 곧 자신의 행동에 '아차'하는 표정과 함께 산을 내려갔다. 아니 내려가려 했다.
'젠장‥‥. 대체 그 사람이 뭐길래.'
잠시 뒤, 관악산의 우거진 숲에 군데군데 흘려진 피를 추적하면서 철우는 생각에 잠겼다.
'그 외계인은 분명 현승진에게 '자신을 정의하지 말라'고 했어. 그리고 '합성'?"
경황에 따르면 그 외계인은 분명 현승진이란 남자에게 무슨 짓을 한건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선배‥‥라고?'
여자가 남자를 부르던 호칭. 그를 '선배'라고 부르면서 그에게 줄곧 적대적인것과 달리 남자에 대해서는 호의, 아니 거의 애원에 가까운 태도로 그를 대하고 있었다.
'젠장 대체 어떻게 된건지.'
철우는 다시 헬맷의 맨질맨질한 표면을 박박 문지르면서 거의 폐허가 된 학교로 이어지는 핏자국을 바라보았다.
"‥‥들어가보면 알겠지."
가스총, 소음권총, 그리고 화염방사기의 노즐을 잡아당기며 결함의 유무를 확인한 뒤 철우는 폐교 쪽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겨갔다.
무거워지던 분위기를 약간 판타스틱(?)하게 바꾸어보았습니다. 케케케케, 유성 작가님의 로열 페이트를 보다가 삘을 얻고 쓴 글입니다. 그럼 이 다음에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해보죠 캬캬캬. |
내 꼬리르 물 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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