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편 연재/릴레이소설 이벤트 극검의 꼬리를 물어라![완]

릴레이소설 이벤트 극검의 꼬리를 물어라! - 두번째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글쓴이 네이브아케아

 






 차가운 방바닥에 피부가 닿으면 빨려 들어갈 것 같다. 축 처진 주름살에 묵은 먼지까지 꾸역 꾸역 쳐넣고 온 몸을 불타는 곰장어처럼 몸부림 치며 방바닥으로 고꾸라진다. 어쨌거나 나는 살아있다. 적어도 나는 살아있다고 믿고 싶다.


 첫 번째 동굴은 검은 눈들이 매력적인 거미에게 내주었다. 거미년의 시커먼 스타킹은 8개다. 8개면 여자가 4명인가 5명인가 병신같이 여자들이 도도하게 뻗으며 걸어가는 또각또각 소리가 들린다. 귓가가 어지럽다. 매섭게 때리는 바람은 달팽이를 더욱 예민하게 한다. 두 눈이 시퍼렇게 날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눈치채지 못한다. 바라보는데 그 년이 날 바라보는 것 같지가 않아. 곰장어. 소주랑 같이 먹으면 음 맛있는 냄새. 쫄깃한 살결이 아주 맛있다. 여자는 소주를 못했다. 만났는데 내내 휴대폰만 들여다 보며 고개만 끄덕이며 듣는 척만 했다. 아이씨 나는 눈치 없이 그녀가 슬쩍 슬쩍 올리는 입가만 보다 쓸데없이 내 이야기만 늘어놓다 끝나버렸다.

 저기 기어가는 개미 새끼들을 좀 봐. 7마리, 아냐 10마리인가. 더듬이는 방황하고 있다. 네 다리는 일 년에 얼마 버냐? 개미 새끼들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앞의 냄새만 따라간다. 그래서 내가 나왔잖아. 짜증나게 매일 같이 일해도 쥐꼬리 만한 월급에 어릴 때 꿈따위는 잊게 해버리는 상황이 지옥 같아서 나왔잖아. 밖으로 쓸데없이 돌아다니다 집에 오면 역시 집이 좋구나 하잖아. 돈도 모아놨고 조금만 놀다가 다시 내 꿈을 찾아서 나가면 그게 인생 아니겠어? 조금만 놀자. 인생은 빡빡하게 사는 게 아니라고 했어. 그렇게 위로하며 매일 같이 TV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중국집 배달부에게 몇 천원 쥐어주며 개미 새끼 바라보듯 같잖게 봤잖아. 하루하루 지나니까 TV는 왜 그렇게 똑같은 말만 해대는 걸까? 게임은 벌써 지루해지네. 문득 시간이 내게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거울을 보니 깨진 세상 속에 내 몰골은 늙고 뚱뚱한 어떤 몸뚱이가 서있고 주변은 온통 누런 찌든 때로 가득 차 있다.
 거미 여인의 품 속에는 오래 전에 진액이 빠진 모기, 파리, 알 수 없는 벌레들의 주검으로 차있다.

 돈이 없으니 전기 낼 돈도 없다. 웃음이 난다. 적어도 낮밤은 구분 가능하다. 지껄이는 전기 세상들도 안녕이다. 어두운 밤이 오자 조용하다. 아무도 없다.

 나는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다. 그때 또각또각 8개의 하이힐을 신고 걸어오는 여인이 보인다. 거대한 눈 8개 속에 낯선 해골이 나를 쳐다 보고 있다.





으어엉ㅇ엉ㅇㅇ어엉

모르겠어요. 다음 분 이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꼬리를 물 사람은?